1. M705


로지텍 고급 마우스 중 가장 먼저 접해본 일명 마라톤 마우스 M705


휠에 문제가 생겨 서비스센터에서 교환 받은 얘기를 지난번에 포스팅했다.


로지텍 마우스 중 M으로 시작하는 제품들은 게임용이 아닌 일반 사용자용 제품으로 대부분 무선 마우스이다.


신제품인 MX 애니웨어, MX 마스터 등 최고급 등급의 제품들의 특징은 범용성이다.


유리 등 모든 표면을 읽을 수 있는 다크필드, 간편한 전환으로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 등으로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점이 M 시리즈의 추세이다.




M705는 오래 가는 배터리(최대 3년)과 무한 휠을 강점으로 들고 나왔고, 포지션 상으로는 얼추 MX anywhere의 전신 격 되는 제품이다.

내가 구입한 2010년 즈음에는 7만원대의 고가 마우스였지만, 현재는 4만원대로 떨어진 상태이다.

위의 특징 이외에도 좌우로 까딱대는 틸팅 휠, 엄지 위치의 숨겨진 버튼, 내 손에 착 감기는 그립 또한 장점으로 꼽는다.




하지만 오래 사용하다보니 단점 또한 눈에 띄었다.


일단 무선마우스의 단점인 최대 125 Hz의 낮은 폴링레이트(얼마나 마우스의 신호를 자주 수신하는지)였다.


왠만한 유선마우스들은 1000 Hz 의 폴링레이트를 갖고 있고, 후술할 G602 퍼포먼스 모드는 500 Hz의 폴링레이트를 갖는 것에 비해 125 Hz는 상당히 낮은 수치이다.


마우스를 대각선으로 움직여보면 미세한 떨림을 볼 수 있고, 그림판에서 선을 그을 때에도 유선마우스보다 도트의 계단현상이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G602의 125 Hz 상태에서는 계단현상이 더 적었다.)



또한 M705의 이상한 센서 위치 때문에 마우스 조작에 어려움을 느꼈다.



센서의 위치는 약지 바로 옆의 검은 동그라미이다.

손의 중심 또는 기하학적 중심에서 상당히 벗어나있다.

센서가 저 위치에 있다보니 마우스가 중심 이동 없이 시계방향으로 회전할 때 커서는 왼쪽위 방향으로,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할 때에는 오른쪽아래 방향으로 계속 이동한다.

손목을 고정하고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움직이는 사람이면, 손목이 축이 되어 마우스가 회전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내 경우에는 커서를 화면 아래로 내리려고 할 때, 몸통 전체를 당기지 않고 시계방향으로 틀면서 중심을 당기려고 하니까

커서가 위로 가려고 하는 성분 때문에 내가 원하는 만큼 커서를 이동시키기 어려웠다.

그리고 마우스을 크게 움직이면서도 회전하는 일이 있으면, 역시 커서는 내 예상과 다른 곳에 가 있었다.




2. G502


그 다음 구입한 G502


게이밍 G 라인업은 위의 M과는 다른 독립적인 라인업으로, 빠른 반응속도, 다양한 기능 버튼을 특징으로 한다.

그리고 무선/유선, 여러가지 기능이 있고 없고 등 게이밍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방향의 제품들이 있다.



그 중 G502는 최고 12000dpi를 지원하는 최상급의 센서가 특징인 제품이다.

그 정도로 빠른 게임은 하지도 않고 실력도 안 되기 때문에 최고 해상도를 2700dpi 정도로 맞춰놓고 쓴다.

하지만 다양한 버튼의 위치, 키감, 그립 등 매우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502의 단점은 몸통 좌우의 삼각형 홈에 때가 많이 낀다는 점이다.

손때가 묻어나는데 홈 사이사이에 박히고, 물티슈로 닦아내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손가락 닿는 부분에 때가 하얗게 붙어서 미관상 보기에 안 좋다.


그리고 섬유 케이블이 책상 끄트머리에서 마찰되다보니까 그 부분의 섬유가 살짝 일어났다.

이는 케이블을 책상 끝부분에 테이프로 고정시키는 것으로 더이상의 확산은 막았다.




3. G602

최근에 마우스를 하나 늘릴 일이 생기고, 때마침 로지텍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진행하길래 이번에는 G602를 장만했다.

처음 쥐어본 느낌은 '크다' 였다.

높이는 502보다 불룩하고, 쥐었을 때 버튼 끝까지의 길이도 손가락 반마디 정도 길었다.


조절 가능한 버튼 수는 11개로 G502와 동일하지만 형태면에서 여러가지 차이가 있었다.



502 휠의 특징이었던 무한휠, 틸팅휠은 삭제되고, 순수한 휠버튼 기능만 남았다.

잡스런 구조가 생략됐기 때문에 휠 자체를 돌리는 느낌은 602가 더 좋을 수 있겠지만, 휠 감이 좋지 않다고 소문난 502에 충분히 이미 적응됐다.



현재 502를 만족하면서 쓰고 있어서 비교점이 많이 보였다.


502와 마찬가지로 좌클릭 옆의 2개의 버튼은 기본 세팅이 dpi를 올리고 내리는 버튼이다.

난 이 버튼을 페이지업(이하 +)/페이지다운(이하 -)으로 바꿔서 주로 웹페이지를 빠르게 움직인다.


502는 잡은 위치에서 검지를 살짝만 옮기면 + 버튼까지 쉽게 닿지만

602는 마우스가 길다보니까 502를 쓸 때 만큼만 손가락을 뻗으면 - 버튼까지만 닿는다.

마우스의 불룩한 몸통도 있다보니 살짝 더 뻗으면서 손목을 꺾어줘야 + 버튼을 누를 수 있다.



그리고 엄지로 누르는 6개의 기능키의 압력이 상당히 높다.

502의 엄지기능키 3개가 '짤깍' 하는 느낌이라면 602는 '떨꺽' 하는 느낌이다.


M705나 G502에서 틸팅휠로 쓰던 기능들이 엄지쪽으로 다 몰려버리니 엄지가 상당히 바빴다.

게다가 키압도 높아서 엄지가 혹사당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502는 엄/검/중지로 현란하게 짤깍 거리면서 사용했지만, 602는 그러기 어려울 것 같다.



마우스 측면은 거칠지만 깔끔하다.

502가 이렇게 무난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퍼포먼스 모드 사용시 폴링레이트는 최고 500 Hz, 지속 모드 사용시는 125 Hz 고정이다.

하지만 M705와 같은 폴링레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사선을 그었을 때 계단현상이 적었다.

기존 Unifyng 수신기와는 다른 독특한 수신기 때문인지, 센서 발달 때문인지, 센서 위치에 따른 습관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속 모드에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커서 움직임은 보여주었다.(게임 x)



지금까지 3개의 로지텍의 고급 마우스를 써보았고, 당장은 써보고 싶은 제품이 더이상 없다.


MX 마스터, 애니웨어2, G700 등의 고급 무선마우스들은 선을 연결하는 충전식이란 점 때문에 끌리지 않고


기타 G 시리즈의 유선마우스들은 502의 하위호환 격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언젠가 MX의 범용성에, 502의 퍼포먼스에, 무선의 오래가는 장점까지 갖춘 제품이 나온다면 주저하지 않고 구입할 것이다.

Posted by Wind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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